몇년 전 이야기이지만 대학 졸업을 1년 앞둔 저는 '어디에 취직해야하나...' 라는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한 저에게 지원할 수 있는 회사의 범위는 넓고 기획, 마케팅, 영업, 재무 등 왠만한 직무도 지원 가능했지만, 오히려 그렇게 넓은 선택지가 막막함으로 다가오던 때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맥킨지앤컴퍼니 웹사이트)

어느날 한 선배가 '뭐할지 잘 모르겠으면 컨설팅 어때?'라고 물어보더군요.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Company, 이하 맥킨지)에 다니고있던 선배였습니다. 경영학과 학생인 이상 저도 맥킨지의 이름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전략컨설팅 회사이고, 외국계 회사이고, 사람을 굉장히 조금씩 채용하는 곳이며, 일을 굉장히 많이 하는 회사라고요. 하지만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그렇게까지나 들어가기 힘든 곳일줄은요...

                                                                                                    (이미지 출처: BCG 웹사이트)

어쨌든 당시 전 그 선배와 이야기를 나눠본 후 전략컨설팅회사에 지원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뭘 하고 싶은지는 그저 막연하기만 했지만 전략컨설팅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다양한 산업들과 전략, 마케팅, 브랜딩, 해외 진출, 신제품 출시 등 다채로운 topic들이 꽤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 컨설턴트로서 배우고 익히게된다는 논리적 사고(logical thinking) 능력, 문제해결(problem solving) 능력과 압도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국내외 대표적인 기업들의 CEO와 임원들을 직접 만나보고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앞으로 제가 어떤 일을 하게되든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두달간 열심히 준비한 끝에 맥킨지, BCG(The Boston Consulting Group, 이하 BCG),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 이하 베인) 3개 회사에 지원하였고 결국 한 곳에서 최종 합격 offer letter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함께준비했던 저 포함 3명의 스터디 팀원들은 마치 짜놓은것마냥 한명씩 '베인', '맥킨지', 'BCG'에 차례로 합격하였으니 그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바탕삼아 혹시 저와 마찬가지로 전략컨설팅사 입사를 희망하시는 분들을 위해 그 험난했던 후기를 올려보고자 합니다. 특히 많은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맥킨지, BCG, 베인의 인터뷰 후기를 중심으로요.

 

(이미지 출처: 베인앤컴퍼니 웹사이트)

본격적으로 후기를 시작하기 전에 시행착오 끝에 알게된 몇 가지 사실(fact)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1. 전략컨설팅사 취업은 어렵다?

-> 네 어렵습니다. 일반 대기업에 비해 지원자는 적지만 채용을 워낙 적게(보통 한자리수 인원 채용) 하다보니 경쟁률이 높습니다. 경쟁자들 역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출신, 또는 해외 top school 출신들일겁니다. 즉 학벌은 지원 요건에 가까울 뿐 최종 합격에 있어 거의 무기가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떻게보면 참 편하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 전략컨설팅사 취업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 2~10번 질문들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2. 학점이 높아야 하나?

-> 그렇지 않습니다. 학점순으로 가점을 매기거나 하는 것 전혀 없습니다. 물론 과에서 수석이나 차석 졸업쯤 하셨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미만의 학점에서 3점대 중반 정도 학점은 무차별합니다. 실제 4.3 만점 기준으로 3점대 초반 학점의 합격자들도 3사 모두에서 매우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3. 무언가 자격증을 따야하나?

->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격증은 한가지도 없습니다. CFA, CPA 정도의 자격증이나 고시 패스가 아닌 이상 별다른 도움이 되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자격증 때문에 채용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석사나 박사 학위가 필요한가?

-> 아닙니다. 석박사 학위도, Full-time 경력도 없는 학사 출신 컨설턴트 매우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전공 무관하게 학사 졸업과 석사 졸업자는 junior level의 컨설턴트 (BCG와 베인의 경우 Associate Consultant, 맥킨지는 Business Analyst)로 입사하게되며, MBA나 박사 학위 소지자는 senior level의 컨설턴트로 입사하게 되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5. 영어를 매우 잘해야 합격할 수 있다?

-> 아닙니다. 입사 후 컨설턴트 생활을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영어 실력은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동료나 고객사 직원이 외국인일 수 있으니까요. 영어를 잘 하면 해외에서 근무할 기회도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입사 시 영어 성적 증명은 제출 하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다른 자질들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정말 영어점수는 없어도 누구 한 사람 critical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 여러 차례의 인터뷰 중 일부는 영어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물론 영어인터뷰 없이 최종합격 결정이 나는 사례도 매우 많습니다. 저처럼 외국인만 보면 피하기 급급했던 토종 한국인도 합격 가능합니다.

6. 전략컨설팅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대학 컨설팅 동아리 활동이 필수적이다?

->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컨설팅 동아리 출신이 아닙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동기들도 마찬가지였구요. 저는 3개 회사에 서류를 제출하기 2달 전, 처음으로 케이스인터뷰라는 것을 접해보았습니다.

7. 전략컨설팅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컨설팅회사 인턴, 또는 RA(Research Assistant) 경력이 있어야한다?

-> 역시 아닙니다. 저는 일반 방학을 통한 대기업 인턴경력 2회가 제 업무 경력의 전부였습니다. 제 동기들 역시 컨설팅사 인턴, 또는 RA 경험이 없는 친구들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능하다면 학생 때 미리 컨설팅사에서 일해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왜냐하면 그 시간을 통해 여러분은 '컨설턴트'라는 터프하고도 터프한 직업이 여러분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것인지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8. 그 회사들에 아는 사람(지인)이 있어야 합격한다?

-> 합격을 위해 필수적으로 지인이 있어야 한다는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전략컨설팅사들은 악명높은 인터뷰 방식을 통해 채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각 1시간 정도씩 4회~6회 정도에 걸쳐 이루어지는 1:1 인터뷰를 통해 전략컨설팅사들은 지원자의 능력과 자질을 속속들이 파악하고자 하며, 이 인터뷰 결과는 지원자의 '실력'을 평가하는 자리이지, 인맥이나 과거의 경력을 알아보고자함이 아닙니다. 다만, 지원자는 이 인터뷰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며 어떠한 능력을 평가하려고 하기 위함인지 미리 '정보'를 파악해두어야 더 효율적으로 인터뷰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9. 경영학과 출신이거나 경영학 수업을 많이 들어야 유리하다?

-> 경영학을 전공한 컨설턴트도, 전혀 관련 없는 학문을 전공한 컨설턴트도 많습니다. 공대 출신은 물론 자연대, 인문대 출신 분들까지 컨설턴트들의 전공은 매우 다양합니다. 제가 아는 훌륭한 컨설턴트 한 분은 전공이 '철학'입니다. 또한 경영학 수강 여부를 별도로 평가하지도 않습니다. 경영학에서 다루는 용어나 framework 등을 사전에 알고있냐 아니냐는 지식적인 부분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전략컨설팅 입사를 위해서는 인터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이 중요합니다. 다만 인터뷰에서 다루게될 문제는 '기업'에 대한 문제들일 가능성이 높고, 평소 국내외 여러 기업들이 직면하고있는 이슈와 그에 대한 대응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분이라면 더 수월하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겠습니다.

10. 매우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 '오랜'이라는 단어의 정의에 따라 다르겠지만, 합격자중 두어달 정도 준비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더 오래 준비한다고해서 딱히 손해볼 것은 없고 더 짧게 준비하고 합격하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제가 본 분들 중에서는 지원을 결심하고 한 달 열심히 준비해서 합격하신 분이 최단기간인 것 같습니다. 다만 타고난 소질을 갖추신 분이 아니라면 그 기간중에는 매우 처절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대충대충 준비해서는 절대 합격할 수 없는 곳이 맥킨지, BCG, 베인 3개의 회사입니다.

지금까지 전략컨설팅사 취업에 대해 가장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사항들에 대해 말씀드렸고, 다음 글에서는 서류 지원, 그리고 맥킨지 인터뷰, BCG 인터뷰, 베인 인터뷰 진행과정과 그 후기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글 중간중간 강조했던 합격을 위해 필요한 '실력'이 무엇인지도요. 각 회사 지원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posted by 나민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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